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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의 번역가가 말하는 하루키 열풍

'1Q84'의 번역가가 말하는 하루키 열풍

10월 '1Q84’의 영어 출간을 앞두고 번역가 Jay Rubin이 입을 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가 제이 루빈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엄청난 공과 시간을 들인 듯 했다.

최근 그는 “1Q84”의 두 권을 번역하는 데 1년 반을 보냈다. 이 소설은 2009년과 2010년 일본에서 세 권으로 출간되었지만 미국에서는 10월 25일 커다란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현재 “1Q84”의 출간은 미국의 가을 출판 시즌에 가장 기다려지는 작품 중 하나이다.

역사, 종교, 폭력과 연애를 이리저리 펼쳐놓은 이 소설은 벌써 암묵적으로 "현재 일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라고 묘사되고 있으며 출간되기 한 달 전부터 아마존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들었다.

갑갑한 일본 문학계에 초현실적이고 신선한 바람을 불었다고 칭송받는 무라카미의 인기가 국제적으로도 통할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Vintage Books에서 1998년 "태엽 감는 새" (The Wind-up Bird Chronicle)를 내놓았을 때, 출판사는 무라카미에게 이 소설을 25,000 단어로 줄이라고 요청했다. 

"당시 출판사는 그렇게 긴 책을 내놓기에는 그의 유명세가 크지 않다고 봤던 것이죠," 루빈이 회상했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건 엄밀히 말해 마케팅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라카미의 성공이 계속 이어지자 마케팅 부서에서는 단어 수 제한 정책을 포기했다.

"출판사의 어떠한 요구도 없었어요," 루빈이 "1Q84" 번역 작업을 언급하며 이야기했다. "무라카미는 이제 모든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거죠. 화장지에 아무거나 끄적거려도 출판을 할 겁니다."

보석 같은 단편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무라카미의 ‘1Q84’ 단권 영어 번역본이 10월 25일 서점을 강타한다.

루빈은 20년도 더 이전에 어느 미국 출판사로부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Hardboiled Wonderland and the End of the World”)를 읽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부터 무라카미의 팬이 되었다.

"무조건 출판하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번역이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내가 하겠다고 했죠. 그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알프레드 번바움 (Alfred Birnbaum)이 이미 번역을 끝낸 상태였고, 결국 1991년에 고단샤 인터내셔널 (Kodansha International)에서 출판했다. 

루빈은 여전히 무라카미의 소설 중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가장 좋아한다. "그 책을 제 손으로 번역하겠다고 몇 년 동안 압박을 가했죠. 결국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루빈이 무라카미에 깊이 빠진 건 다름아닌 단편 소설 때문이었다. 

"저는 단편을 더 좋아해요. 그냥 훌륭합니다. 더 뛰어나고요, 더 미쳤다고나 할까요?"

빙산의 일각 

번바움이 루빈보다 먼저 무라카미를 차지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하버드 대학교 전 교수이자 나쓰메 소세키의 글과 노(Noh) 희곡 등 일본 고전 문학 전문 번역가인 루빈이 처음에는 무라카미의 글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가 흥미를 갖기에는 그의 책이 너무 많이 팔렸어요," 그가 말했다. "책이 산더미처럼 쌓인 것을 보고 십대들이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잠이나 같이 자는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전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죠."

루빈 교수의 생각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루빈은 워싱턴 벨뷰에 있는 집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무라카미의 작품들을 자랑했다. 

"무라카미의 요리법이 담긴 책도 있고요, 2000년까지의 전 작품들, '양을 쫓는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 댄스, 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스푸트니크의 연인,' '태엽 감는 새 3부작' 그리고 '언더그라운드' 등이 있어요."

무라카미가 요즘 서양 독자들 사이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뭘까?

"사실 전혀 모르겠어요," 루빈이 웃으며 말한다.

무라카미가 오랫동안 일본 문학 출판계를 피하고 서구, 특히 미국에서 문학적인 영감을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흥분했다는 것은 분명해요," 루빈이 말했다. "초기의 광기와 생생한 이미지들을 생각해본다면 보네거트 (Vonnegut)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았을거예요."

"그는 트루먼 카포티 (Truman Capote)와 존 어빙 (John Irving)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야기를 하곤 하죠. 이 작가들은 단조로운 문체를 쓰지 않습니다. 굉장히 힘찬 문체이고 그가 거기에 반응한 거죠."

워싱턴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은퇴한 루빈은 이미 또 다른 무라카미의 책 번역을 시작했는데,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Seiji Ozawa)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이다. 

"몽키 비즈니스"의 다음 판 번역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 책은 시바타 모토유키 (Motoyuki Shibata)의 편집으로 매년 발간되는 일본 현대 소설 작품집의 번역본이다.